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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10 남편이 보는 호주 출산 후기 - 제왕절개 비교
2015. 9. 10. 08:00


지난 7월 20일은 둘째가 태어난 날이었습니다. 한달이 훌쩍 지나가버린 지금 둘째 루빈이는 벌써 5 kg 이 넘었네요. 채하가 호주 입국 후 첫 병원 방문시 5.2 kg 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정말 빨리 커버리는 것 같기도 하구요. Girl 과 Boy의 차이일 수 있겠지만, 태어날 당시부터 둘은 몸무게 차이가 450 g 가량 있었네요(2.89 kg / 3.34 kg)


오늘은 출산 당사자가 아닌 출산을 지켜보는 남편으로서 호주 출산 후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첫째와 둘째 모두 제왕절개로 출산을 하였으며, 첫째는 한국출생, 둘째는 호주출생입니다. 하지만 둘다 국적은 한국입니다. 호주는 아빠 혹은 엄마 둘중에 한명이라도 영주권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아기가 태어날시에만 호주 국적을 부여합니다. 저와 제와이프 모두 영주권이 없는 관계로 둘째는 호주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적입니다. 하지만 태어나고 10년을 호주에서 거주하면 국적을 획득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후천적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 국적을 포기하여야 겠죠?


첫째때는 막달에 심각한 임신소양증이 산모에게 찾아와 아기가 크지 않는다는 진단을 받고 유도분만을 시도하였으나 실패로 제왕절개하였으며, 둘째는 제왕절개 예약 하루전에 양수가 터저 자연분만 시도 중 제왕절개 진행하였습니다. 지나고 보니 둘다 모두 엄마를 아주 많이 괴롭혔군요. 


첫째로 한국과 호주의 제왕절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보호자가 수술실에 들어가냐 아니냐 입니다. 한국도 유도분만/자연분만시 보호자가 같이 분만실에 들어가서 아기를 분만하는 것은 모두 잘 아실 겁니다. 하지만 일반 분만이 아니고 제왕절개수술인 경우 한국은 보호자가 수술실에 들어가지 않지만, 호주는 보호자가 수술실에 들어갑니다. 뭐 본인이 강력하게 원하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수술실에 저는 산모와 같이 들어가게 됩니다.(늦은시간 / 통역필요). 


수술실에 들어가니 산부인과의사, 마취과의사, 소아과의사, nurses, midwives 등등 10명 이상의 인원이 들어와있습니다. 드라마에서 보는 수술실에 보통 보이는 사람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깜짝 놀랬습니다. 간호사가 산모 옆에서 손잡아주고 계속 말걸어주면서 통역하라길래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일단 수술중에 수술 부위를 볼수 있냐 없으냐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서입니다. 전 보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었구요, 또 다행이도 수술천(녹색) 으로 가려주어서 고개를 돌려도 보지 못하게 만들어 주더군요. 하지만 아기를 꺼낸 다음에는 그 천을 내려서 아기를 보여 주더군요. 한 간호사는 핸드폰 가져가서는 연신 사진을 찍어 줍니다. 대충 정리하고선 보호자 오라고 하더니, 탯줄을 자르라고 하더군요. 자를때의 느낌은... 딱 한줄로 설명가능하지만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아기 몸무게를 재고 엄마품에 안겨주고 가족사진을 찍어줫습니다. 이후 수술 부위 꼬매는데에 대략 40분 정도 걸린것 같습니다.


수술실 입실 후 회복실에 오기까지 대략 1시간 20분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출산 후에 아기는 신생아실로 엄마는 회복실 혹은 병실로 갑니다. 하지만, 호주는 출산 후 아기와 함께 엄마가 다닙니다. 회복실도 같이 있고 병실도 같이 갑니다. 이말은 한국에서 기저귀 갈고 분유를 신생아실 간호사분들이 해주지만, 호주는 직접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얼마간은 간호사가 도와줍니다. 분유도 타다 먹여주고요. 하지만 이 모두 산모 혹은 보호자가 해야함이 원칙입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호주내에 가족/친척이 아무도 없고 또 첫째를 봐줄 사람이 없어 밤에는 와이프 혼자 병원에 있었습니다. 


임신 부터 출산 이후 산후조리까지 사실 저는 한국의 의료시스템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한국에선 아무때나 병원에 가서 초음파를 보고 아기가 잘 크는지 보고 또 산후 조리시설까지 잘 되어 있지요(물론 비용이 발생합니다만, 한국에는 고운맘카드라는 좋은 지원도 있지 않습니까). 호주도 개인 사보험으로 private 병원에 가면 이 모든게 가능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public 병원에서는 얼토당토 안되는 이야기 입니다. 실제로 호주에서 public으로 커버되는 초음파는 두번 내지 세번이 맥시멈으로 알고 있습니다(임신초기 초음파, 20주 초음파). 피검사도 3번 이하... 아기 몸무게가 어느정도 되는지도 모르고, 산모 배둘레 사이즈/몸무게만 체크합니다. 물론 태아에 이상이 있는 경우는 다른 이야기 입니다.


또, 큰 차이점으로는 출산 후 호주는 pain killer 즉 진통제로 산모의 고통을 줄여줍니다. 시간에 맞춰 약을 가져다 주고 더 아프다고 하면 강한 약을 한번 내지 두번 더 줍니다. 파나돌 / 뉴로펜 번갈아가면서 시간맞춰 먹이면서, 통증이 더 있으면 먹는 endone 까지... 와이프 말로는 왜 한국에서는 진통제 안주고 그렇게 오래 아팟는지 모르겠답니다. 샤워도 수술 다음날 하구요. 병원 입원기간은 한국이 조금 더 길었습니다만 병원 퇴원시 회복 정도를 보면 둘째가 훨씬 빨랐다고 말합니다. 이때문에 산후조리 시스템만 있으면, 호주 출산이 낫다고 하네요. 산후조리 시스템이 없고 저 혼자서 해야하는지라 4주 휴가기간동안 개미같이 일했습니다. 덕분에 첫째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구요. 호주에 있지 않았으면 그런 시간을 보내지 못했었겠죠...


퇴원 후에는 2~3회 미드와이프가 집에 방문해서 산모와 아기를 체크합니다. 한국의 왕진개념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방문시에 기본적인 것을 확인하구요. 아기 우유 잘먹냐 기저귀 하루에 몇개정도 사용하냐? 아기 몸무게 체크하고 산모 수술부위 확인하는등. 별 특이한 건 없습니다.


참, 수술부위 실밥은 수술 1주 후 GP를 통해 풀었습니다 (녹는실이 아니라는 사실에 다시한번 쇼킹. GP도 놀람). 출생 후 1주,  6주 GP booking 해서 checkup 하라고 하더군요. 


간혹 보험없이 출산 비용을 여쭤보시는 분들이 있으십니다만, 출산 비용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 인것 같습니다. 보험이 커버가 안되신다면, 임신중 routine check up 다니시는 것만 해도 많은 비용 지출(매번 330$ 이상) 이 있으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GP Share로 하시면 비용이 약간 줄어들 수 있습니다.





Posted by cho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