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와이프의 AMEP 인터뷰에 대해서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흘러 어느덧 AMEP 클래스가 시작하는 Term 3가 되어 버렸죠. 지난 3월부터 회사일이 무지하게 바빠지더니 정신 못 차리는 5월이 끝나고 기나긴 휴가를 한국에서 보내고 (사실 최악의 휴가였습니다. 병원 신세...) 브리즈번으로 돌아오니 7월이더군요.. 하하핫...
AMEP 인터뷰에서 진행했던 대로 두 아이 (33개월, 11개월) 모두 Child Care Centre에 주 2회 (목, 금) 보내게 되었습니다. 사실 TAFE 옆 건물에 Child Care Centre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센터에 자리가 없다면서 저와 상의 후에 집에서 가까운 Sunkids at Oxley에 booking을 잡아 주었습니다. 실상 TAFE에서 가까운 곳을 선호하였던 이유가 문제 발생 시 수업 중 와이프가 바로 달려갈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휴가에서 복귀 후 제가 방문하여 Enrollment Form 을 2개 작성하고 지난 목요일만을 기다리는 중이었죠. 불행 중 다행인 것은 Centre에서 Morning Tea / Afternoon Tea / Lunch 모두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도시락을 어떻게 준비하여야 하나 무척이나 걱정이었거든요. 그래서 와이프만 아침에 간식 조금과 점심을 싸다니게 되었고 아이들은 센터에서 주는 간식과 점심을 먹게 되었습니다.
드! 디! 어! 2016년 7월 14일 대망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사실 회사에 나가는 아이들이 Child Care Centre Settle Down 이 필요하다고 보스에게 양해를 구해 Sick Leave 2일을 처리하여 둔 상태였습니다. 첫날이라 일단 와이프를 TAFE에 데려다준 후 Centre로 향하였습니다. 먼저 어린 루빈이를 Nursery Room에 넣고 조금 안정감을 찾고 새로운 환경에 정신이 팔려있을 때, 채하 손을 잡고 채하가 배정받은 Room인 Junior Kindy의 문을 열었습니다. 사실 Enrollment 당시 Centre Manager가 채하는 Pre-Kindy (3세-4세)에 배정받을 것 같다고 하여 사실 영어 스트레스 좀 받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한 단계 낮은 반 (2세-3.5세) 반에 배정되어 사실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유인즉슨 나이가 많은 그룹일수록 아이들끼리 대화가 이루어질 테고 당연히 모든 대화는 영어로 이루어지기에 영어를 제대로 못하는 채하로서는 더욱더 위축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 지! 만! 이 모든 걱정은 채하 반의 문을 오픈함과 동시에 안드로메다로 날아갔습니다.
Junior Kindy 반에 한국 선생님이 두둥.... 선생님 세분 중에 한 분이 한국 선생님이었습니다. 센터에 한 분 계시다는 한국 선생님이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채하보다 2달 빠른 여자친구 하나가 Pre-Kindy에 있더군요. Pre-Kindy에 가서도 그 친구랑 둘이 붙어 다녔을 법도 합니다. 한국말로 대화가 가능할 테니까요.). 하지만 제가 생각할 때는 Settle down을 위해서 이만한 좋은 조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한국 선생님은 다른 아이들에게는 영어를 사용하시고요. 실상 채하가 조금이라도 빨리 적응할 수 있게 한국말로 도와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채하는 물론 다른 아이들에게 하는 영어를 들으면서 빨리 catch up 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대화가 통하는 선생님이 한분이다 보니 채하가 다른 선생님과 친밀도가 높아지는 데에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선생님들을 채하는 "영어선생님"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Child Care Centre는 흔히 말하는 유치원 개념이 아니고 어린이집 개념입니다. 아이들을 케어하는 상황에서 약간의 Development Program을 가지고 있구요. Program으로 꽉 찬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고 그냥 아이들이 하고 싶은 거 놀고 싶은 거를 하게 놔두고 같이 놀아주는 방식입니다. 한 테이블에 모든 아이를 앉혀 놀 수 있는 테이블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한 예로 미술 Program을 하는 중이었는데 의자가 부족하자 친구 하나는 다른 테이블에서 의자를 가지고 왔는데 선생님이 의자 원래 자리에 가져다 놓고, 기다렸다가 나중에 하라고 하더군요. 우리나라 정서면 의자 하나 더 가져다가 약간 좁게 한 명 더 할 수 있게 했을 것 같은데 역시 마인드 자체가 틀린 것 같습니다.
양 이틀간을 저는 Centre의 아이들이 앉는 저 조그마한 의자에 앉아서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물론 몇 번의 대성통곡이 있었고 몇 번을 가서 달래주기도 하였고 일부러 숨어서 지켜보기도 하였습니다. 둘째 날의 경우에는 오히려 숨어 있었던 적이 많았군요... 한국 선생님이 점심 드시러 간 1시간 동안 채하는 두 번이나 대성통곡을 하였습니다. 말이 통하는 선생님도 없고 아빠도 없고... 하지만 채하는 이 산을 어떻게는 넘어가야 합니다. 한국이 아닌 여기 호주에서 살아가려면 말이죠. 물론 이산을 오르고 내려오는데 시간은 모든 아이들이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채하는 조금 운이 좋아서 이 산을 올라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시는 한국 선생님을 만났으니 다른 아이들보다는 조금 더 수월하게 올라갈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대로 사실 루빈이 (11개월) 의 경우는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었습니다. 누구한테나 잘 안기던 아이였고 또 아직 말을 못하니 영어로 들어도 사실 별 거리낌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엄마/아빠/누나 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자 무조건 서럽게 웁니다. 복도에까지 울음소리가 흘러나옵니다. 몰래 숨어서 창문에서 지켜보다 도저히 안될 경우에만 들어가서 안아주기를 몇 회... 결국에는 울다가 지쳐 첫날은 세 시간이나 Cot에서 잠을 자버렸습니다. 스트레스가 심했던지 그렇게 잘 먹던 아이가 잘 먹지도 않고... 마음이 아픕니다. 둘째 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울다 멈추기를 조금 잦아들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루빈이 반은 Nursery로 6 week부터 2살 미만이 있는 곳이긴 하지만 실상 15개월 미만인 아이들이 있는 있는 곳입니다. 모두 말을 하지 못하며, 기저귀를 사용하는 아이들이고요. 몇몇 아이들이 뒤뚱뒤뚱 걸어 다니는 아이들이 있긴 하지만, 잘 걷지는 못하는 아기들이 있는 방이지요. 루빈이는 이제 사물을 잡고 일어서는 경우기 때문에 이 방에서 이번 텀을 지내게 될 것 같습니다. 루빈이는 한국말로 하기 전에 영어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엄마랑 지내는 시간이 훨씬 더 많아서 당연히 한국말을 할 것이라 믿습니다만 누가 알겠습니다.
와이프의 AMEP 영어 수업은 오전 8시 40분에 시작해서 오후 2시 45분에 종료하고 중간에 두 번의 휴식시간 (점심시간 포함)이 있는 영어 수업입니다. 할당된 총 510시간 중 하루에 5시간을 소비한다고 하니 51주를 참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텀이 보통 10주로 계산되니 총 5텀 정도 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년 Term 3까지 다니겠군요... 물론 아직 계획은 없지만 본인이 원한다면 그 이후에도 다른 수업 들을 다니게 할 생각입니다. 해당 TAFE에는 지역적인 특성으로 저희 같은 기술이민보다는 난민(Refugee)으로 이민 온 친구들이 많이 다니는 TAFE이라 실제 반에 조금은 힘들게 사는 친구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 걸 보면서 또 본인은 느끼는 게 있나 많나 봅니다.
이제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한걸음 앞으로 내디딘 것 같습니다. 물론 위기와 시련이 시간들이 오겠지요. 하지만 이 마져도 모두 극복해야 할 대상임은 분명합니다. 시간이 약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