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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8.08 프라이빗 병원 - 위내시경
2016. 8. 8. 10:59

한국을 다녀온 뒤로 이상하게 가슴의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심장 쪽이 아픈 거 같다가 목 바로 아래쪽이 아팠다가 가운데가 아팠다가... 죽을 만큼의 고통은 아니지만 자꾸 신경이 쓰이고 또 점점 통증의 강도가 심해지는 것 같아 도저히 안되겠어서 GP 를 만났습니다. 루빈이가 감기가 걸려 병원 예약을 하면서 같이 예약을 했는데 알고 보니 저는 호주 온 이후로 GP를 만난 적이 없었습니다. 외국에 오면 조금 아프면 그냥 웬만하면 참고 약으로 버티는 것 같습니다. 비용적인 문제이기보다는 예약을 해야 하고 그 시간에 맞춰서 간다는 건 직장인으로서는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닙니다. 물론 그 번거로움보다 고통이 심하다면 약 바로 예약을 하겠지요.

구글과 네이버의 힘으로 저는 제 증상이 식도염 내지는 위염으로 미리 자가 진단을 내렸습니다. 물론 의사면허가 없지만요. 몇 주 전부터는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위염 치료제를 간간이 먹고 있었구요. 아니나 다를까 GP 샘은 위염인 것 같다며, 약을 처방해 주셨습니다. 저는 위내시경 레퍼럴을 작성해달라고 했구요. 매달 돈만 나가는 사보험을 드디어 사용할 수 있는 기회로 프라이빗 병원으로 레퍼럴을 써달라고 했습니다. GP 샘은 위내시경뿐 아니라 피검사도 하자며 검사 의뢰서도 하나 작성해 주셨구요. 다음날 출근해서 바로 저는 피검사를 받고 회사 근처인 MATER PRIVATE HOSPITAL에 부킹 전화를 하게 됩니다.
이상하게 의사랑 시간이 맞지 않아서 결국은 8월 5일 오전에 SUNNYBANK PRIVATE HOSPITAL로 예약을 잡았습니다. 병원이 다른데 다른 병원을 부킹을 잡아주는 이 이상한 프라이빗 병원 시스템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Preferenece 의사샘은 없었고 오로지 시간이 빨리 되는 선생님으로 했죠. Dr. Linus Chang 은 중국계 의사샘이신거 같고 MATER 와 SUNNYBANK를 오가신다고 합니다. 저도 이번에 배웠습니다. 위내시경이 영어로 Upper Gasto-Intestinal (GI) Endoscopy 입니다.

8월 5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와이프와 애들 둘을 차일드케어 센터에 데려놓고 와이프는 AMEP 수업 들으러 차를 가지고 저는 UBER를 불러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UBER를 처음 타보는 시골 촌놈은 신기했습니다. 그냥 목적지를 입력하고 REQUEST를 하니 오더군요. 그리고 내릴 때도 그냥 BYE. 얼만지도 모르고 결국엔 카드에서 자동으로 결제되어 나갔더군요 24.XX 불.... 그래도 일반 택시보다는 싸니까요...
병원에 도착 Admission에서 미리 비용 결제를 하더군요. 미리 FORM을 다 써가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아니면 모르는 영어 단어 검색하면서 꽤나 많은 시간을 소모했을 것 같습니다. 페이퍼 웍은 정말이지... 귀찮습니다...

사실 가기 전에 PRIVATE에서 내시경 비용이 참 궁금했었습니다. 사실 사보험이 있긴 하지만 EXCESS FEE가 가장 높은 레벨($500)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500 을 넘으면 저는 $500 까지만 비용을 내고 나머지는 보험사가 내어주는 시스템입니다. 쉽게 말하면 한국의 자동차 보험의 자기부담금 이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이 EXCESS FEE는 일년에 최대 500불입니다. EXCESS $0, $250 도 있지만 사실 매월 내는 보험 비용이 많이 올라가서 병원 갈일 있겠어 하고는 가장 높은걸 해놓았었습니다. 그래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0으로 설정했다면 $500 이상의 비용을 지불했을 테니까요. 또 사보험이 없었다면 퍼블릭으로 했을텐데 그러면 또 몇달을 기다려야할지도 모르구요...

병원 직원이 수많은 종이를 내밀며 SIGN을 해달라고 하는 중 결제 금액 종이가 있었는데 INITIAL FEE 가 $744 였습니다. 물론 저는 $500 을 결제하였구요. CREDIT CARD는 1.5%의 수수료가 있답니다. 다행히 SAVING DEBT CARD는 수수료가 없네요. (일전에 비자신청시 비용은 DEBT CARD 도 동일한 카드 수수료를 내서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었는데요...) 담당 의사샘이 GAP FEE 가 없는 의사샘이니 위 내시경 비용은 프라이빗병원 마다 많은 차이가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결국 사인을 모두 완료하고 라운지에서 대기를 하였습니다. 간호사와 인터뷰가 또 있습니다. 또 간호사와 많은 페이퍼웍을 하는 중... 간호사가 누가 나들 데려갈꺼냐고 묻습니다. 저는 당연히 나 혼자 택시 타고 갈꺼다라고 했죠. 간호사 왈 안된답니다. 헉...

사실 호주에 오기전엔 한국에서 매년 위내시경을 받아왔었고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제공하였었기에 내시경 자체에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또 내시경 받고 1시간 정도 후에는 대중교통을 사용해서 회사를 출근했었구요. 그래서 당연히 내시경이 끝나고 택시타고 집에가서 좀 쉬려고 했죠. 하지만 호주 시스템은 달랐습니다. 누가 오지 않으면 퇴원을 시켜주지 않는답니다. 제 전후 사정을 말하고 방법을 만들어 달라니 이리저리 뛰어다니더니... 그럼 3시 이후에 퇴원 시켜준답니다. 헐... 내시경이 10시인데... 5시간을 병원에서 대기하랍니다. 하지만 어쩔수 없습니다. 그 방법밖에는 없었습니다.

결국에는 가운을 입고 침대에 누워 의사샘 두분 (한분은 마취과샘) 과 번갈아가며 인터뷰를 합니다. 그리고는 이제 침대를 움직여 Theatre 로 들어갑니다... 한국에서 받던 그 좁은 내시경 실이 아닙니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그 커다란 수술실입니다. 마취과 샘이 이제 손등에 라인 꼽을 꺼라며 꼽으시고는 자세를 바로 잡아 주십니다. 간호사분이 제 입에 재갈을 물립니다. 산소가 들어오는지 묻습니다. YES 라고 대답하고는 기억이 없습니다... 이게 바로 프로포폴의 힘입니다...

정신차리고 침대에서 깨어나니 의사샘이 와서 뭐라뭐라 하는데 뭔소린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다시 물었습니다. All Clean? 의사샘이 올 클린 하답니다. 40살에 다시 내시경 해보잡니다. 흠... 나중에 한 사실이지만 검사결과 마이너한 위염이 발견되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간호사가 부축해서 회복실로 갑니다. 간식과 HOT LUNCH를 줍니다. 위내시경하고서는 COLD FOOD를 잘 먹지 않는가 봅니다. 차가운 샌드위치는 왜 준건지...

그렇게 저는 5시간을 그 회복실에서 대기하면서 수많은 퇴원 환자들을 보고선 병원을 나설 수 있었습니다. 핸드폰 배터리가 다되어서 UBER 못타고 일반 택시 탓는데 $42 나왔습니다. ㅠㅠ

Posted by choong